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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7 (화)

이미도, 비호감 넘어 ‘인생 선배’로…캐릭터 반전의 정석 보여줬다

‘미혼남녀’ 정나리로 완성한 성장 서사…공감·통쾌함 동시에 잡았다

 

배우 이미도가 JTBC 토일드라마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을 통해 인물의 다각적인 면모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 5일 막을 내린 이 작품에서 이미도는 더 힐스 호텔 구매팀의 정나리 책임을 맡아 극 초반과 후반의 극명한 대비를 설득력 있게 구현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극의 도입부에서 정나리는 업무를 후배들에게 전가하거나 상사의 눈치를 살피는 등 직장 내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적 상사의 모습으로 등장해 긴장감을 조성했다. 하지만 서사가 진행됨에 따라 이미도는 인물의 변화를 일련의 사건과 관계 속에서 축적된 감정이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과정으로 묘사했다. 이러한 연기적 접근은 캐릭터가 지닌 서사의 개연성을 확보하며 인물의 내면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캐릭터의 결정적인 전환점은 팀장 오명운이 본인의 과오를 팀원들에게 전가하려던 순간에 포착되었다. 정나리는 팀원들을 대신해 단호하게 항변하며 그동안 억눌러왔던 목소리를 냈고, 이 장면은 인물의 성격적 방향성을 완전히 뒤집는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정나리는 수동적인 태도를 탈피해 팀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리더로 거듭났으며 동료들을 보호하고 실무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두터운 신뢰를 쌓아갔다. 이는 극의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했을 뿐만 아니라 현실 직장인들이 겪는 고뇌와 정서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인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미도의 연기력은 이러한 극적인 변화를 현실감 있게 뒷받침했다. 과장되지 않은 생활 밀착형 연기를 바탕으로 캐릭터의 심리적 층위를 촘촘하게 쌓아 올렸으며, 자칫 소모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배역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입체적인 존재로 완성했다. 미세한 눈빛의 떨림이나 말투, 감정선의 변주를 정교하게 조율하며 극 전체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견인한 점이 돋보였다.

 

시각적인 스타일링의 변화 또한 인물의 내적 성장을 효과적으로 보조했다. 극 초반에는 강렬한 레드 립과 당당한 외양을 통해 날카로운 인상을 강조했다면, 후반부에는 안경을 활용해 차분하고 전문적인 이미지를 부각함으로써 변화된 정체성을 시각적으로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이처럼 이미도는 정나리라는 인물을 통해 변화와 성장의 서사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며 본연의 연기 역량을 입증했다. 조연의 영역을 확장해 극의 중심을 관통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그의 활약은 작품 전반의 완성도를 제고하는 데 기여했다.

 

현실적인 직장 생활과 인간관계의 이면을 통찰력 있게 풀어내며 호평 속에 종영한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에서 이미도가 보여준 ‘워너비 선배’로서의 면모는 작품이 끝난 이후에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드라마 '미혼남녀의 효율적만남'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