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가리 출신 유대인 건축가 '라슬로 토스'의 삶을 그린 영화 '브루탈리스트'는 단순한 전기적 서사를 넘어, 20세기 중반 건축 양식인 브루탈리즘을 통해 예술과 인간의 내면을 깊이 탐구하는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서 새 삶을 개척하려는 라슬로의 역경과 내면적 갈등을 철학적으로 풀어내며, 건축과 예술, 전쟁의 상흔, 자본주의와 예술의 관계를 심도 있게 조명한다.

특히, 이 작품은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애드리언 브로디'의 열연으로 더욱 주목받는다. 그는 이전 75회 시상식에서 '피아니스트'로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이번 작품으로 두 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연기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브로디'는 전쟁의 고통과 예술적 고뇌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라슬로의 복합적인 감정을 탁월하게 소화해냈다.

영화는 라슬로의 건축적 아이디어와 전쟁의 트라우마를 교차하여 보여주며, 브루탈리즘의 철학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사업가 해리슨 밴 뷰런과의 관계에서 자본주의와의 충돌을 극명하게 드러내며, 아메리칸 드림의 허구성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러한 갈등은 라슬로의 내면적 고통을 더욱 부각시키며, 그의 예술적 여정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브래디 코베 감독은 러닝타임동안 절제된 카메라 워크와 장면 전환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한 악장처럼 긴장감과 고요함을 교차시켰다. 특히, 15분간의 인터미션은 영화의 흐름을 구분 짓고, 관객에게 주인공의 심리적 변화를 더욱 섬세하게 전달하는 장치로 작용했다.
또, '브루탈리스트'는 이민자의 삶을 다룬 다른 영화들과 비교할 때, 특히 예술을 통한 심리적 탐구가 돋보인다. '피아니스트'에서 음악으로 고통을 표현했던 브로디는 이번 작품에서 건축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낸다. '미나리'와 '보고타'가 이민자의 정체성과 고난을 다룬 반면, '브루탈리스트'는 전쟁의 상흔과 예술가의 고독을 철학적으로 풀어내며, 이민이라는 주제를 심리적, 철학적 방식으로 탐구한다.
브로디의 열연과 브래디 코베 감독의 섬세한 연출은 브루탈리즘의 철학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며, 이 영화를 강력한 예술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관객들은 라슬로의 끊임없는 노력과 고뇌를 통해 당시 사회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복잡한 심리를 이해할 수 있다. '브루탈리스트'는 브루탈리즘의 차가운 외형 속에서 인간의 온도와 고통을 경험하게 하며, 깊고 풍성한 영화적 여정을 제공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닌, 예술과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독창적인 서사로 평가될 만하다.
사진 : 영화 '브루탈리스트' 포스터, 스틸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