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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0 (월)

“그 시절, 우리 모두는 태풍이었다”... ‘태풍상사’, 웃음과 눈물로 1997년을 다시 꺼내다

이준호·김민하, 청춘과 생존의 이중주… tvN ‘태풍상사’ 첫 주 만에 인생 드라마 예약

 

1997년, 대한민국이 IMF라는 거대한 파도에 휘말렸던 시절.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는 그 시대를 살아 숨 쉬는 감정으로 복원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단 두 회 만에 시청률 6.8%(닐슨코리아 기준)를 돌파하며, '태풍' 같은 존재감을 입증한 이 드라마는 그 시절을 버텨낸 평범한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를 담아낸다.

 

드라마의 중심에는 90년대 청춘의 상징이었던 ‘오렌지족’ 강태풍(이준호)이 있다. 압구정 나이트클럽을 주름잡던 그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모든 것이 얼어붙은 회사의 사장 자리에 오르며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 전환은 극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이준호는 화려함과 방황, 그리고 책임과 성장을 매끄럽게 오가는 연기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아버지가 생전 자식과 직원들 모두에게 ‘통장 편지’로 마음을 전해왔음을 알게 된 후 쏟아낸 눈물은, 부자 간의 오랜 오해를 해소시키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가슴도 울컥하게 만들었다. 그의 절절한 감정 연기는 청춘의 각성과 시대의 무게를 고스란히 전달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강태풍의 곁에서 태풍상사의 실질적 ‘기둥’으로 활약하는 경리 오미선 역의 김민하는, 조연 이상의 무게감을 보여준다. 가족을 부양하며 낮에는 일, 밤에는 학원까지 다니는 '갓생'의 표본이자, 90년대 직장인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인물이다.

 

특히 사장의 장례식장에서 부의금을 빼내려는 이들에게 단호히 맞서며 “태풍상사 경리입니다”라고 외치는 장면은,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평범하지만 단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징하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김민하의 단정한 스타일링과 섬세한 표정 연기는 시대적 디테일을 풍부하게 살리며, 극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태풍상사’의 힘은 오프닝에서 흘러나오는 황규영의 ‘나는 문제없어’는 그 자체로 이 드라마의 정서를 압축한다. ‘괜찮지 않지만 버텨야만 했던’ 그 시대의 정서가 멜로디에 실려 시청자의 감정선을 건드린다.

 

삐삐, CTR 모니터, 씨티폰, 연애 프로그램, 그리고 책상 위 홍차 세트까지. 제작진은 1997년이라는 시대를 소품과 공간으로 철저히 재현했다. 그 결과, 90년대를 살아낸 시청자에겐 향수로, 그 시대를 겪지 못한 세대에겐 마치 박물관 속 타임캡슐 같은 경험으로 다가왔다.

 

 

IMF라는 무거운 현실 속에서도 ‘태풍상사’는 신파에 기대지 않는다. 이 드라마가 주목하는 것은 ‘눈물’보다도 ‘버팀’이다. 매달 아들에게 네 글자씩 편지를 남긴 아버지, 신문을 다 읽은 뒤 옆 사람에게 건네주는 지하철의 온정, 그리고 무너진 사무실에서 서로를 붙잡으며 다시 일어서는 직원들. 이런 작지만 진심 어린 장면들이 모여 드라마 전반에 흐르는 ‘태풍정신’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공감 서사는 세대 간 장벽마저 허물었다. “그 시절이 떠오른다”, “지금도 힘들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겠다”는 시청자 반응이 그 증거다.

 

한편, ‘태풍상사’는 첫 회부터 시청률 5.9%, 2회엔 6.8%로 상승하며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특히 2049 타깃 시청률 부문에서는 전 채널 1위를 차지하며, 청년층까지 사로잡았다. 이는 복고 감성을 넘어선 현실적인 서사와 인간적인 연기가 만들어낸 성과다.

 

앞으로 강태풍이 진짜 ‘상사맨’으로 거듭나는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 그리고 그의 곁에서 함께 성장할 오미선과 태풍상사 직원들의 이야기가 어떤 새로운 ‘태풍’을 일으킬지, 기대감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한편, tvN 드라마 ‘태풍상사’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밤 9시 10분 방송된다.

 

 

사진 :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

뮤즈온에어 채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