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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07 (목)

나홍진 10년 만의 귀환 ‘호프’, 첫 스틸 공개…칸 경쟁작 위상 증명

황정민·조인성·정호연 총구 겨눈 긴박한 순간…정체불명 존재 향한 공포

 

나홍진 감독의 차기작 ‘호프’가 긴 기다림 끝에 첫 스틸 이미지를 공개하며 베일에 가려져 있던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제작 과정 전반에 걸쳐 철저한 보안이 유지되었던 만큼, 이번에 노출된 장면들은 개별 이미지를 넘어서는 무게감을 지니며 영화계 전반의 이목을 끌어들이고 있다.

 

 

30일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스틸 6종은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이 맞닥뜨린 긴박한 순간들을 담아냈다. 공개된 사진 속 인물들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무기를 든 채 대치하며 극도의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실체가 파악되지 않는 존재를 향해 시선을 고정한 배우들의 얼굴은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불안과 공포를 집약적으로 투영하고 있다.

 

영화 ‘호프’는 비무장지대와 인접한 항구 마을 ‘호포항’을 무대로 정체불명의 존재가 출현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마을 청년들이 산에서 호랑이를 목격했다는 소문을 퍼뜨리며 서사가 전개되지만, 이내 사건은 마을의 근간을 뒤흔드는 초자연적 현상으로 번져 나간다.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독창적인 설정은 나홍진 감독 특유의 치밀한 서스펜스와 결합하여 압도적인 몰입감을 예고한다.

 

 

이번에 공개된 시각 자료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지점은 인물들이 처한 극한의 상황이다. 출장소장 범석 역의 황정민은 파괴된 구조물 뒤에서 총기를 움켜쥔 채 은신하고 있으며, 성기 역의 조인성은 울창한 숲속에서 정밀하게 조준을 이어가며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순경 성애 역을 맡은 정호연 역시 차량 내격적인 광경을 목격한 듯 경악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어, 이들이 겪게 될 거대한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

 

약 500억 원의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이번 대작은 ‘곡성’ 이후 나홍진 감독이 약 10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 ‘추격자’와 ‘황해’를 거치며 인간 본성의 심연과 공포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던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더욱 확장된 세계관을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배우진뿐만 아니라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할리우드 정상급 배우들이 참여한 국제적 협업 프로젝트라는 점도 흥미를 더하는 요소다.

 

작품은 이미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그 뛰어난 완성도를 증명했다. 세계적인 거장들의 각축장인 칸 경쟁 섹션 진출은 한국 영화로서 2022년 이후 약 4년 만에 거둔 성과다. 티에리 프레모 칸 집행위원장은 “장르적 관습을 끊임없이 변주하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기이한 이야기를 펼친다”는 찬사를 보내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데뷔 이후 발표한 모든 장편 영화를 칸 영화제에 상영시킨 나홍진 감독에게 이번 ‘호프’는 생애 첫 경쟁 부문 진출작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졌다. 이는 그의 연출 경력에서 정점을 찍는 기념비적인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지의 존재가 불러오는 공포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공동체의 균열이라는 테마는 기존 한국 상업 영화의 문법을 탈피한 새로운 충격을 예고하고 있다. 5월 칸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전 세계에 첫선을 보인 후, 국내 관객들에게는 올여름 강렬한 인상을 남길 예정이다.

 


사진 : 영화 '호프' 포스터 및 스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포지드필름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