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연기 철학은 양심 지키기...마흔, 삶의 깊이 이해하는 시기"

  • 등록 2025.03.05 17: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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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게 창의성의 비결"…배두나, 25년 연기 인생과 삶을 지속시키는 힘에 대해 전하다

 

배우 배두나가 4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자신의 연기 인생과 삶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1999년 연기자로 데뷔한 배두나는 25년 동안 총 54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쉼 없이 달려왔다. 이날 방송에서는 그녀가 겪어온 연기 인생과 더불어 삶의 철학을 진지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배두나는 2015년 방송에서 "나이 먹는 것을 좋아한다. 30대의 아름다움은 여러 감정과 시련을 경험함으로써 생기는 분위기가 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배두나는 "경솔했었다"라며 웃으면서도, "40대가 되어도 여전히 정신적으로 나이가 드는 것이 기대된다"라고 솔직히 말했다. 다만, 체력적으로는 달리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배두나는 연기에 대해 "처음 연기를 배우려고 노력할 때는 쉬지 않고 활동했다. 드라마와 영화 촬영을 병행하면서 일찍부터 바쁘게 일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쉬는 날은 아무것도 안 한다. 나는 진지하게 심심한 걸 좋아한다. 내 삶이 영화 같은 게 싫다. 내 개인의 삶에 영화처럼 많은 일들이 벌어지면 영화 스토리를 볼 때도 ‘내 삶보다 재밌지 않은데?’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내 삶을 심심하게 만들려고 하는 편"이라며 자신만의 소신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심심한 것이 창의성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전하며 스티븐 스필버그의 이야기를 언급했다. 배두나는 "스필버그가 다락방에서 며칠간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영화 'ET'를 구상했다고 들었다. 나도 그 점에서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손석희는 "스티븐 스필버그는 'ET'를 생각해 냈는데, 배두나 씨는 어떤 걸 생각해 냈냐"라고 물었고, 배두나의 고민에 손석희는 "넘어가겠다"라고 하며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서는 "항상 모든 캐릭터를 고를 때 ‘이 역할을 해도 될까?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주저하면서 택한다"라고 답했다. 특히 "'플란다스의 개'라는 작품을 만났을 때, 메이크업을 지우고 머리를 질끈 묶은 후줄근한 모습으로 나왔을 때부터 내 길이 정해졌다고 생각한다.

 

대중의 인기는 내가 좇는다고 좇을 수 있는 게 아니더라. 나는 감독님에게 어떻게 ‘쓰임’을 받는가, 어떤 배우가 될 것인가가 중요하다. 나쁜 유혹을 느낄 때 나를 잡아주는 무엇이 바로 양심이다. 난 그렇게 살고 싶다"라며 대중적 인기보다는 역할의 의미를 중시하는 배우로서의 철학을 피력했다.

 

 

영화 '도희야'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를 읽고 바로 출연을 결심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배두나는 "이 캐릭터는 내가 해야만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라며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2014년 개봉한 '도희야'는 외딴 바닷가 마을에 좌천돼 내려온 파출소장 영남(배두나 분)이 폭력에 홀로 노출된 14세 소녀 도희(김새론 분)를 만나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다 오히려 도희의 의붓아버지 용하(송새벽 분) 때문에 위기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배두나는 청소년 폭력 문제를 다룬 심도 있는 이 이야기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마지막으로 마흔이 넘긴 배우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을 지속시키는 힘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배두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Life goes on(삶은 계속된다)'이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그리고 그게 사람의 인생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제가 항상 살아가는 일상이 모여서 라이프가 되는 것처럼 매일매일의 일을 하는 것, 오늘을 버티고 살아내는 것, 그것이 그냥 제 삶을 계속 가게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번 방송에서는 배두나의 25년 연기 인생과 그녀가 직면한 다양한 고민들을 엿볼 수 있었으며,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진 : MBC '손석희의 질문들' 영상자료

뮤즈온에어 채유진 기자 |

채유진 기자 editor@museonai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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